편의점 목회자

편의점 교회 6 - 진정한 삶

숑숑숑~ 2013. 10. 5. 20:49



 요즘은 쉽게 정보를 찾고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다보니, 사실 정보는 많을지 몰라도 그것을 능숙하게 경험을 가지고 알고 말하는 이는 드물다. 그러다보니 온통 말뿐이다. 온라인상에서는 그런 걸 키보드 워리어라고도 부른다. 특히 목회자들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어찌나 입이 번지르하게 말만 하는지, 요즘 설교들은 화려한 정보로 넘쳐나지만 진정성있는 혹은 경험된 진실함은 빈듯 한 것이 사실이다.

매일 밤 자정즈음 라면을 사러 오는 아주머니가 계시다. 매번 다른 라면을 고르고는 늘 나보고 묻는다.

"이 라면 먹어봤어요?", "맛이 어때요?", "어떤게 더 맛있어요?"

그러면 나는 매번 늘 같은 말로 대답한다.

"먹어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해요"

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늘 그 아주머니는 내 대답을 응수한다.

"맛도 안보고 파는 것도 문제지만, 먹어보지 않고 맛을 말하는건 더 나쁘지. 아저씨는 그래도 덜 나쁜거야. 앞으로는 먹어보고 팔아요~"

어떻게 매일 같은 이야기를 하시는지 신기하지만, 그 아주머니의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어찌 가게에 있는 것을 다 맛을 보겠냐만은..

문득 그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목회나 설교를 생각해보니, 나 자신이 설교를 혹은 목회를 할 때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인지, 삶은 살아보고 설교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그것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면서 진정 그리스도인이라 말하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은혜'라던지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말씀을 말할 때, 진정 고민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살아가는 것은 그저 울리는 꽹과리처럼 소음 같은 삶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