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단상/작은 성찰

화분과 생명

숑숑숑~ 2012. 12. 28. 14:55




아. 제가 돕는 교회에 화분이 있습니다.
설교하는 단상 뒤에 있는 화분인데요. 
바람도 안통하고, 햇볕도 안들어서 식물들이 살기 어렵죠.
그러다보니 심심치 않게 죽어나갑니다.
그래서 건의했더랬죠. 차라리 조화를 두지 그러냐고.
그랬더니 돌아오는 말이 "성전(예배당)에 생명 없는 것을 두면 이상하지 않냐?' 였드랬죠.
뭐. 저야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듣고 가만 있는 성격이 아닌지라.. 이렇게 답했습니다.
"생명이 죽어나가는게 우스워보이냐? 예수께서 그리 가르치시더냐?"
그렇게까지 말해도 전혀 이해를 못하더군요. 아. 빨리 개척해야겠어요;;
사실. 제가 좀 오바하는 경향일 수 있겠지만.. 저는 꽃이나 나무를 화분에 두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마음껏 뿌리내릴 곳에 있어야할 생명들을 인간의 만족을 위해 가둬두는 거 같아서 말이죠.
뭐.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화분에 있는 그 생명들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분들이 있으니 저 혼자 만의 생각으로 남겨두는데..
이건 뭐. 바람과 볕도 안드는 곳에 한 달에도 몇개씩 생명이 죽어나가니.. 말을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전혀 '이해'도 못하고 있으니..
저러면서도 예수가 말한 생명사랑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더랬죠.

'생명'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철저히 자기 '만족'을 위하고, 
그 '생명' 자체의 소중함을 이해하기보다 자기 '만족'가 '이해관계'안에서의 '생명'을 이해하니.. 우습죠.
세상 모든 만물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생각하는 덜 떨어진 아주 이기적 종자들이지요.
마치 200년전 자기들 홍차에 넣을 설탕을 위해 아프리카에 있던 소중한 생명들을
배에 실고 6개월을 항해하고 그 배에 실려 있던 이들은 손 발이 묶인채
그 안에서 먹고 싸고 자고 그렇게 6개월이 지나면 허리까지 오물이 덮히는..
그리고 풍랑이 일때면 신께 바치노라고 생명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시시때때로 마음껏 한 생명을 유린하고..
그렇게 아프리카에서 남미로, 북미로 설탕을 위해 배를 탄 생명 중 반이 죽어나가는데도..
엄청나게 큰 예배당에 앉아 '생명'을 찬양하며, 이웃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곱상하게 홍차에 그들의 피가 들어있는 설탕을 넣고 마시며 웃는.. 그런 과거의 모습들.
현재에는 그런 일들이 없을까요?
정리해고당하고, 쫓겨나는 생명들. 정당한 노동을 하고도 그 댓가를 누리지 못하는 생명들.
법이란거, 힘이란 알량한 것을 생명의 가치를 마치 너무도 쉽게 재단하는 모습들..
너무 많지 않은가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것,
나의 생명이 중요하다면 어떤 누구의 생명도 귀한 줄 알고 인정하는 것
세상에 어떤 작은 생명도 나의 생명과 동일한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나'만'을 위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이 아닌, 진정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인간이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 있어서.. 
MB씨께서 그토록 생명을 살리기 위해 4대강을 강조하신 이유로서의 그 '생명'은..
'생명'을 생명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익과 이해관계' 안에서 바라보는 '생명살리기'이었기에.. 
'생명' 강조하면서 4대강에 수십 조를 쳐박으셨던 거겠죠.
수십 조의 몇 억분의 일에 자신의 생명을 걸고 잃은 사람들이 많은데도 말이죠.
자신의 눈에서는 마음껏 뿌리 박고 살 나무보다 자기가 보기 편한 화분이 더 좋았기에
수천년 흐르던 물줄기와 자연을 콘크리트로 도배할 수 있었던 거겠지요.
이 뿐만 아닙니다. 
단순히 '자연의 문제'를 넘어서 '타인'을 이해할 때도.
타인의 삶 그대로를 이해하기보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그 타인을 자신의 안경을 쓰고 이해하다보니..
늘 '유체이탈'화법을 쓰시고, 오로지 자신의 영위를 위해 결단하시고 말씀하시지요.
그런 관점에서 '독도 문제'를 바라보면 또 웃깁니다.
언제 그렇게 나라 생각하셨는지 
얼마전까지만해도 일본과 과거를 두고 미래로 나아가야된다고 하시더니,
갑자기 말이 바뀌시더니 독도 찾아가고, 강경발언들을 하시는 모습 속에..
그 문제의 화두가 
우리네 한반도사람들이 그토록 생명버려 지키고자 하는 그것이 아닌,
(자신의 필요와 만족을 위한 행위라는) 꼼수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은..
아마도 MB씨 그 스스로가 수년전부터 보여준 자신의 '생명가치'였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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