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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분리의 역사적 이해.

[정교분리] 흔히들 한국교회가 이렇게 된 것(부패와 문제) 때문에 이 말을 많이들 합니다만, 사실 정교분리란 정치와 교회의 유착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정치적이지 않는다는건 말이 안되지요. 교회란 그런 인간의 공동체. 물론 그리스도의 몸이지만, 이것 역시도 사회 안에 있기에 정치적이지 않게 분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정교분리'란 단어가 언제부터 쓰여졌는지 안다면, 정교분리란 말을 쓰는데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것입니다. 일제 침략기 1890-1910년 사이 한국교회는 '한 손에는 성경책을, 그리고 또 한손에는 태극기를!'이란 말을 할 정도로, 또 '삼천리 금수강산 3000교회만 있다면 독립이 될것이다'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교회의 사회참여는 적극적이었습..

편의점, 대한민국, 그리스도인

진짜 오랫만에 편의점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끼리끼리'란 말이 있는데, 흔히들 비슷한 사람들이 만난다는 말이지요. 저 역시도 그렇게 그렇구요.. 군대를 가서 처음으로 전혀 다른 이들과 만났고, 목회를 하면서 또 저와 다른 분들을 많이 만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을 하면서는 세상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제가 봐왔던 이 나라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과 전혀 반대되는 옹졸하고 이기적이며 어쩌면 동물같은 모습말이죠. 이성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말이죠. 이 지금 현실의 불의나 모순적 부분이 힘과 권력에 의해 왜곡된 것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들 역시도 그런 정치인들과 권력 기득권의 행태를 똑같이 하고 있는.. 말 그대로 '대..

편의점 교회 3 - 중요한 건 마음.

나이가 들면서, 형식적인 부분이 많아지는 걸 느낀다. 생각해보면 너무도 감사할 일인데도, 이 몸 하나 편하고자 쉽게 물건을 사서 던져주듯 주고는 그 값어치가 마치 내 마음의 양인냥 생각하는 경우가 참 많다. 어버이날. 카네이션이 며칠 전부터 편의점 문밖에 진열 되어있었다. 7-8살정도되는 여자아이가 오전 7시반정도부터 8시넘어까지 앞에서 왔다갔다 했다. 어린 꼬마가 이른 시간에 오래 편의점 앞을 어른거리니까 조금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해서 나가서 물어봤다.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뭐라도 잃어버렸니?" 그러자 아이가 대답한다. "오늘 어버이날인데 이게(카네이션세트)가 너무 비싸요. 어제 엄마라 여길 지나가며 이 카네이션 드리기로 약속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 울먹거린다. 그 어린 마음을 생각하니 기특..

편의점 목회자 2013.07.04

편의점 교회 2 - 쉽게 쉽게.

우리는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쉽게 남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참 많다. 한번은 술 취한 분이 와서 소주를 계산하고, 갑자기 사탕을 한 움큼 집고 나가며 말한다. "이만큼 샀으니 요정도는 공짜로 줄 수 있지?" 내가 너무 당황해서 말했다. "가져가시면 안되요. 계산하시고 가져가셔야죠?" 그랬더니 욕을 한다. 그리고는 '어디 손님한테 함부러 말하느냐?'고 말한다. 본인의 행동은 생각하지 않은채 말이다. 행여 사람들과 감정적 대립이 있을때는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라는 아내의 조언이 있었기에, 침착하게 담담하게 이러이러해서 잘못한 거라고 설명을 했다. 술이 취해서인지 그 소리가 잔소리로 들렸는지 더 화를 낸다. 결국 화를 주체를 못해 스스로 경찰서에 전화를 한다. "너 같은 놈은 경찰서에..

편의점 목회자 2013.07.03

편의점 교회 1 - 천천히 천천히.

외국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바로 '바쁘다'이다. 공항에 내려서부터 사람들을 바라보면 모두들 여유보다 무언가를 바삐해나가는 것을 본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조류에 묻혀 덩달아 바빠지곤 한다. 가끔은 특별히 한 일이 없는데도 온 하루가 바빴던 느낌이 들 정도다. 목회를 하면서도 그랬다. 신앙이 바삐 또 열심히 뭔가 한다고 더 주께 가까이 가는 것은 아닐텐데, 숨을 헐떡거리며 모두들 정신없이 봉사고, 기도고, 예배고, 심지어는 성찬과 예찬(점심)까지 한다. 잔잔히 주를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볼 시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듯 말이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는 특이한 경험을 한다. 밤에 오는 손님들은 느리다. 좀비같다. 술에 대부분 취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느리다. 하지만..

편의점 목회자 201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