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교회 8

편의점 교회 2 - 쉽게 쉽게.

우리는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쉽게 남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참 많다. 한번은 술 취한 분이 와서 소주를 계산하고, 갑자기 사탕을 한 움큼 집고 나가며 말한다. "이만큼 샀으니 요정도는 공짜로 줄 수 있지?" 내가 너무 당황해서 말했다. "가져가시면 안되요. 계산하시고 가져가셔야죠?" 그랬더니 욕을 한다. 그리고는 '어디 손님한테 함부러 말하느냐?'고 말한다. 본인의 행동은 생각하지 않은채 말이다. 행여 사람들과 감정적 대립이 있을때는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라는 아내의 조언이 있었기에, 침착하게 담담하게 이러이러해서 잘못한 거라고 설명을 했다. 술이 취해서인지 그 소리가 잔소리로 들렸는지 더 화를 낸다. 결국 화를 주체를 못해 스스로 경찰서에 전화를 한다. "너 같은 놈은 경찰서에..

편의점 목회자 2013.07.03

편의점 교회 1 - 천천히 천천히.

외국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바로 '바쁘다'이다. 공항에 내려서부터 사람들을 바라보면 모두들 여유보다 무언가를 바삐해나가는 것을 본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조류에 묻혀 덩달아 바빠지곤 한다. 가끔은 특별히 한 일이 없는데도 온 하루가 바빴던 느낌이 들 정도다. 목회를 하면서도 그랬다. 신앙이 바삐 또 열심히 뭔가 한다고 더 주께 가까이 가는 것은 아닐텐데, 숨을 헐떡거리며 모두들 정신없이 봉사고, 기도고, 예배고, 심지어는 성찬과 예찬(점심)까지 한다. 잔잔히 주를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볼 시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듯 말이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는 특이한 경험을 한다. 밤에 오는 손님들은 느리다. 좀비같다. 술에 대부분 취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느리다. 하지만..

편의점 목회자 2013.07.02

편의점 교회 들어가며.

'우리는 진정 삶을 바라보고 있을까?' 난 항상 이것이 고민이었다. 흔히 사람은 자기의 고정화된 틀 밖으로 나가길 싫어한다. 그 안에서 머물면서 그것이 자신의 삶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일반화, 보편화시켜버린다. 또한 사람들은 현실의 괴로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현실처럼 바라는 경우가 참 많이 있다. 그래서 우리네 TV를 틀면 어김없이 현실적이지 않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꿈같은 사랑노래에 흠뻑 젖어들곤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진정 삶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란 존재는 목회자로서 그 바운더리 안에서만 살아왔다. 그랬기에 '내가 진정 삶을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고민은 매우 큰 것이었다. 예수는 신에서 인간 그것도 가장 누추하고 보잘 것 없는 이들과 함..

편의점 목회자 201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