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어졌지만!'

아들이 책을 참 좋아합니다. 아빠 닮은거라고 말하면 아내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까 싶어 그 말은 이렇게 반 만 합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동화책 중에 '많이 늦어졌지만'이란 동화책이 있습니다. 한 돌 반된 아들녀석은 읽고 싶어지면 아빠더러 '앉아 앉아'그러면서 바닥을 툭툭 두드리고, 아빠가 앉으면 무릎 위에 올라가 책을 폅니다. 책을 읽어줍니다.

'많이 늦어졌지만'.. 표지 그림은 노랑 초록옷을 입은 당나귀녀석이 만세를 하고 있는 책입니다; 동화에서 당나귀는 소풍을 가는 길이죠. 화창한 날씨에 신이 난 당나귀는 토끼네 집 앞까지 와서 토끼에게 인사를 합니다. 토끼는 '나도 가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당나귀는 '그럼, 빨리 ...나와'라고 대답을 하죠. 그런데 토끼는 청소를 하는 중이...었지요. 
[기다리다 조금 늦어져지만 둘이 같이 가니까 더 신나겠지 랄라랄라] 그렇게 여우네 집 앞까지 오죠. 여우가 그런 토끼와 당나귀를 보며 묻습니다. '어디가니?', '소풍', '나도 가고 싶어', '그럼, 빨리나와'. 그런데 여우는 이불을 널고 있었지요.
[조금 늦어졌지만 셋이 되니 더욱 신이 나 랄라랄라] 곰돌이 집앞에서 곰돌이가 당나귀와 토끼 그리고 여우에게 묻습니다. '어디가니?', '소풍', '나도 가고싶어', '그럼, 빨리나와'라고 대답을 하죠. 그런데 곰돌이는 멋쟁이라 이 모자, 저 모자를 썼다 벗었다 하며 말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줘'
[조금 더 많이 늦어졌지만 넷이 되니까 더욱 신이나, 랄라랄라] 그렇게 돼지 아주머니네까지 왔지요. 돼지 아주머니 역시 소풍을 함께 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마침 돼지 아주머니의 다섯 아기돼지들이 낮잠시간이라,, 아기돼지들이 울자.. 네 명의 친구들은 아주머니를 도와 함께 자장가를 부르며 잠이 들어버리지요.
그동안 아주머니는 과자를 굽고, 샌드위치를 만들고, 주스를 담아 소풍 갈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잠이 깬 모두는 다함께 랄라랄라. 먹을 것 가득 들고 랄라랄라 소풍을 갑니다. [조금 아니, 많이많이 늦어졌지만 모두모두 모여서 즐거운 소풍이었습니다.]

저는 이 동화를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우리네 그리스도인들도 그리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뭐가바쁜지 요즘 교회는 예배만 보면 다들 집에 가기 바쁩니다. 집에 가지 않더라도 '봉사'니 뭐니 다들 바쁩니다. 그런데 여러분,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밥을 먹으며, 함께 무엇을 하는 것.. 여기에 왜 '함께'는 없고 홀로 바쁜건가요? 많이 늦어지더라도 모자란 모습 기다려주고 챙겨주며 '같이 함께' 가는게 아름답지 않을까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많이 늦어졌을지 모르지만],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한낱 죄인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불러주신 그 은혜(계시)이 응답 아닐까요?

[조금 아니, 많이많이 늦어졌지만 모두모두 모여서 즐거운 공동체를 이룰 분 여기여기 붙어랏!] 끝.

Posted by 숑숑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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