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정치2013.01.26 12:10




본 글은 뽐뿌커뮤티니 이슈정치토론게시판에서 2012년 10월 26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1부 : 일베에 관한이야기(인간 존엄에 대해)


오늘 장례식을 다녀왔습니다. 입관예배를 인도했고, 

오늘 저녁 한번더 예배드리고, 내일 발인예배 예정입니다..
어제까지만해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어르신이신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니 너무 놀랬고 또 허무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의 관계, 시간을 생각해보니 

그 분 자체의 존재가 참 커보였고, 또 그만큼 너무 허전했습니다.
장례예식을 하면서 '존재의 가치'를 고민해봤습니다.

누구든 모두 다 귀한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귀한 존재가치만큼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나의 태생적 '존재가치'는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 그 '가치를 증명'하게 되죠.
예를 들면, 태어나면서 가지는 '존재의 가치'가 '귀한 병(valuable bottle)'이라면,
우리의 인생은 그 병(bottle)을 채우는 '귀한 무언가'란 거죠.
즉, 아무리 가치있는 병이라도 빈병이라면 원래의 가치를 잃는다는 것.
또한 아무리 가치있는 병이라도 그 안에 채워지는 것이 

귀하지 않으면 원래 존재가치를 잃는다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우리가 태생적으로 가지는(누군가의 고통과 노력에 의해 태어난 생명이니) 

존재의 가치 혹은 존엄성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원래의 태생적 존재 가치 혹은 존엄성을 증명하게 되는 것이죠.

'파블로프의 개'라는 것을 들어들 보셨을겁니다.

파블로프는 러시아의 생리학자이죠.
개를 이용해서 '조건화에 대한 증명'을 했는데요. 
뭐 내용은 다들 아실거라 생각하고 간략히 적습니다.
1. 개는 먹을 것에 침을 흘립니다.
2. 먹을 것을 줄때마다 종을 칩니다.
3. 먹을 것을 주지않고 종만 쳐도 침을 흘립니다.
흔히들 우리가 '조건반사'라고도 이해하는데, 사실 '조건반사'의 사전적 의미와는 약간 다릅니다.
전혀 다른 A란 조건과, B라는 조건을 두고..
먼저 A라는 조건을 먼저 주고, 거기다 B라는 조건을 함께 더 한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A라는 조건을 빼더라도
우리는 전혀 다른 B라는 조건을 보면서 A를 떠올리거나, 

A의 조건에 대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한다는 거죠. 


이게요.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참 무섭습니다.

인간 본연의 가치와 삶을 A라고 두고,
그 A와는 전혀 다른 
그 가치와 삶을 무시하는 B를 함께 준 후, 얼마후 A란 존재가치를 빼면..
여전히 B라는 무시를 받으면서도 A를 기억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가 가치있다고 받아들이는거죠).


이걸 어르신들에게 대입해보면,
왜 자신들의 피땀흘린 것을 독재의 추억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하는지 알 수 있지요.
왜 반공이란 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건반사식으로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는지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이게 어르신들에게만 나타나는게 아니란겁니다.
일베를 하는 분들도 똑같은 패턴을 가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일베는 원래 생각없이 깔깔거리는 것들을 저장해놓은 공간이었고,
그것을 즐기면서 존칭, 존대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어느 누군가에 의해
어느 누군가 무거운 정치, 사회, 역사적 이슈들을 
정확지 않은 Fact로 우습게 만들고 깔깔거리고, 그것이 유머로 이해되어집니다.
 예로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화,
        피와 땀으로 희생된 산업화,
        한 사람의 수많은 고민과 아픔 그리고 죽음 등.
아무 생각없이 깔깔대는 그 공간에 웃음을 위한 도구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나서는 원래의 깔깔거림은 사라지고,
정치, 역사, 사회 이슈의 왜곡이 마치 하나의 재미난 즐거움인냥 인식하게 된 것이죠.

결국, 애초에 자신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존재 가치'나..
살아가면서 채워넣을 '존재 가치의 증명'따위를..
잠시 생각없이 깔깔거리며 웃기 위해
나를 있게 한 우리네 부모의 '존재가치'와,
우리네 부모가 있게 한 우리 역사의 '존재가치'를 무시하고 왜곡하면서
스스로의 '존재 가치의 증명' 역시 '벌레' 혹은 '개'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는 거지요.


'인간'라는 존재의 가치는 사라지고,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가치'를 자신의 '가치'로 받아들이게 되었단 말입니다.


근데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일베 분들보다 낫습니다.
어르신들은 당시 어쩔 수 없이 타의 혹은 환경에 의해 열심히 살아왔고, 피흘렸습니다.
너무나 힘들게 공포란 것을 직접 경험하며 살았기에 오류가 생기게 되었지만,
당신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알려고도 생각하려고도 안합니다.
그저 생각없이 깔깔대길 바랄뿐이죠. 

그것도 자신의 존재가치는 둘째치고 남의 존재가치까지 무시하면서 말이죠.
어르신들은 환경과 독재에 타의적으로 교육된 것이라면,
일베분들은 웃음을 위해 자의적으로 교육되어진 것이라 할 수 있죠.


파블로프의 '개'가 되지 맙시다.
인생이란거
그리고 당신의 태생이란거
훨씬 고귀하고 존엄한 존재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까!
당신네 어머니가 그러라고 열달을 돌아눕지도 못하고, 
마음껏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지내오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당신을 낳고 키운게 아니니까.

 

Posted by 숑숑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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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베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피현상을 보며 공감도 안타까움도 들더군요. 상식보다 자극을 선택한 그들이 사회에서는 어떤 모양일지가 궁금하군요.

    2013.01.26 14: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선은 일베하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가 기피가 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지요. 힘들겠지만 대화하고 문제점을 인식시켜야할 듯 합니다.

      2013.01.29 09:29 신고 [ ADDR : EDIT/ DEL ]
    • 그냥 청소년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들의 직업이 공개된 것을 보고 기겁을 했었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면서 마음이 힘드네요. 숑숑숑님을 통해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까 합니다.

      2013.01.31 12:53 신고 [ ADDR : EDIT/ DEL ]
    • 넵. 이해가 안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계속 알려줘야된다고 생각합니다.

      2013.02.04 22:46 신고 [ ADDR : EDIT/ DEL ]
  2. 김미정

    우리를 질그릇이라 한 성경 말씀이 생각납니다. 자랑할 것 없는 질그릇~ 과연 내 그릇에 뭘 담을 것인가?

    2013.02.06 12:01 [ ADDR : EDIT/ DEL : REPLY ]
    • 어떻게 준비하고 무엇을 담을 것인가 생각하지 않으면.. 인생이 끝나갈때쯤 후회할거 같습니다.

      2013.02.06 15:15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