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단상/신학적 궁금점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예수님 족보가 틀린 이유.

숑숑숑~ 2010. 10. 22. 08:00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계보랑
누가복음 3장에 나오는 계보랑 왜 다른거죠????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책이라면 그 내용이 동일해야 할텐데 말이죠

우선 이 점을 먼저 말하고 답변을 자세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책이긴 하지만,
참고로 여기서 '하나님의 영감'에서 '영감'이란 원어로 '데오프뉴스토스'를 뜻하는데,
이 말의 뜻은.. '하나님의 입김에 의한'이란 의미로
저자가 성경을 쓸 때 하나님의 격려, 고무, 감화, 감동, 계시 등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 하나님의 적극적 감화에 따라 이끌려 쓰여지기도 하고(예언서 같은..),
고무되어 어떤 상황을 기록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기록될 때의 저자의 의도와 저자가 가지고 있던 자료들 그리고 인식과 지적 수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도행전에 나오는 스데반의 설교에서의 야곱의 식구수와, 실제 창세기의 야곱식구수는 다르죠.
그것은 스데반이 기초로한 자료가 셉투아젠트라고 불리는 70인경이었고, 70인경에 75명이라는 명수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스데반이 참고한 70인경에서 75명과, 히브리본문 창세기의 70명의 차이를 알고 있음에도
75명이라고 기록한 것은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기록된 성경이라도 그 말을 한 스데반의 설교를 정확히 보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75명이라고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저자의 의도와 자료, 그리고 저자의 지적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시고, 마태복음 1장과 누가복음 3장의 계보의 차이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실 예수의 족보에 대한 자료는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2천년전 그 훨씬 이전의 기록들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매우 힘든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자료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족보에 관한 자료들 또한 달랐을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마태와 누가복음서의 성격에 따라 
  (복음서마다의 저자의 의도가 다 다른 것, 
   예를 들어 마태복음서는 구원자로서 예수를 강조, 누가복음서는 가난한 이와 이방인 모두의 예수를 강조)
저자들은 이 정확지 않은 족보들을 매우 신학적으로 다룬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 마태복음의 예수의 계보에 관해.
마태의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계보는 숫자상징법을 밑바탕에 깔고서 작성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의 각 자모에는 수 값이 있는데, '다윗'이란 이름을 나타내는 히브리자모들이 지닌 수 값을 다 합하면 14가 됩니다.
히브리어 자모의 수 값이라든지 이런 것은 히브리인들에게 매우 흔한 것으로 시편의 시 내용중에도 이런 식의 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편 9-10편, 119편의 경우 히브리알파벳에 순서에 따라 절의 단어나열이 순서대로 이죠..
아무튼 히브리 자모의 수 값에 따라 예수님의 계보를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이 열네 대로 이루어지게 함으로서(마1:17),
마태가 자신의 복음서에서 의도하고 선포하려고한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하나님이 약속하신 다윗의 자손인 예수님을 강조한 것이죠.
숫자 상징법을 살리려 하다보니, 8절에서 요람과 웃시야(아사랴) 사이에 아하시야와 요아스와 아마샤 세 임금이 빠트려지기도 하죠.
하지만, 마태복음의 예수님의 계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거나(라합, 룻), 죄인으로 통했던(다말, 우리야의 아내)
이렇게 여자 네 사람이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이스라엘의 구원자의 계보에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사람들과 죄인들도 들어있음으로,
이스라엘 아닌 사람들과 죄인들도 처음부터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마28:19; 9:1-3 참조).
즉, 유대의 참 구원자로서 예수님은 죄인이나 이스라엘 밖까지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임을 나타낸 것이죠.

2. 누가복음의 예수의 계보에 관해.
누가복음의 저자인 누가는 눅3:21-22에서 예수님의 인격에 담긴 하나님의 비밀을 밝힌 뒤에 3:23-38의 계보를 통해,
예수께서 사람으로서 인류의 역사에서 차지하시는 위치를 나타내려고 했습니다.
이 계보의 밑바닥에도 숫자 상징법이 깔려있는데, 마태복음과는 달리 완전수인 숫자 7과 숫자 12를 사용했습니다.
곧 이스라엘 및 인류의 역사를 모두 77(7세대씩 11부분)세대로 만들어서 그 근원이신 하나님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한 것이죠.
이렇게해서 예수님을 새로운 부분, 곧 열두 번째 부분의 첫머리에 둠으로써 예수님에게서 인류역사가 완성되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마태복음이 유대의 구원자, 참 왕으로서 예수를 중요시해서,
예수 계보에는 다윗 계보의 왕들의 이름이 이어지는 반면,
누가복음의 계보는 유대인 뿐 아니라 가난한 자, 이방인들의 구원자로써 예수를 중요시하다보니 다윗이외에는 왕의 계보가 없죠.


사실, 마태복음의 예수계보와, 누가복음의 예수계보는 세부적으로 엄청나게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이 다른 점은 신학적 의도에 따라 다른 것이고(사실 세부적 계보를 당시에 알 수 있을 확률은 없죠.),
중요한 것은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의 계보의 내용 중
예수께서 다윗의 자손이라는 전통, 아브라함 후손이란 것, 스룹바벨 후손 그리고 동정녀 마리아의 아들인 것이 동일한 것은,
그것은 왕이요, 선택된 자의 약속된 자손(갈3장 참조), 제사장의 후손,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거하는 것입니다.